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법 — 주역 풀스토리 | 정조가 책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읽은 진짜 이유 | 역사 | 한국사 | 세계사 | 시니어역사 | 오디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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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 요약

이 영상은 조선의 정조 왕의 이야기와 그의 삶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을 다룹니다. 정조는 아버지를 죽인 왕 할아버지 영조 아래에서 성장했으며, 그 감정을 남에게 드러내지 않고 왕이 된 후에도 극복해야 했던 갈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 정조는 11살에 아버지를 죽인 할아버지 영조의 명령 아래에서 성장하며 감정을 억누르고 살아남아야 했다.
  • 그가 자주 읽었던 주역은 그가 왕으로서 심리적, 정치적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중요한 이치가 담긴 책이었다.
  • 주역은 단순한 점술서가 아니라 변화를 이해하는 법칙을 담고 있으며, 정조는 이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키워나갔다.

정조의 갈등과 주역의 가치

정조는 아버지가 할아버지인 영조에 의해 뒤주에 갇혀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이로 인해 그가 왕이 되는 과정에서 겪었던 내적인 갈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정조는 아버지를 죽인 신하들과 함께 조정을 운영해야 했고, 이는 그에게 엄청난 심리적 압박을 주었습니다. 그는 왕위에 오른 후에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학술 기관인 규장각을 세우고 철저히 준비했습니다.

주역의 개념과 역사

주역은 고대 중국의 변화를 설명하는 책으로, 세상의 모든 것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다룹니다. 이 책은 여러 사람들의 손을 거쳐 수천 년에 걸쳐 완성되었으며, 정조는 이 책을 그 자리에서 살아남기 위한 이치로 간주했습니다. 주역에서 말하는 음과 양은 모든 것을 두 개로 나누어 설명하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복키, 문왕, 공자

첫 번째 인물 복키는 고대 중국의 제왕으로, 두 번째 문왕은 주나라의 지도자였으며, 세 번째 공자는 올바른 정치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사상가입니다. 이들은 모두 각자의 상황 속에서 주역의 기호와 이치를 이해하고 실천했습니다. 특히 문왕은 감옥에서 주역의 팔괴를 통해 자신의 상황을 분석하며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정조의 정책과 규장각

정조는 즉위 후 자신이 사도세자의 아들임을 공표하며 조정을 장악한 신하들과의 갈등을 겪었습니다. 그는 규장각을 통해 새로운 세력을 키우고 학문과 국정 운영을 강화했습니다. 정조의 차별화된 전략은 명분을 쌓고 시기를 기다리는 것이었습니다.

곤궁과 변화의 시대

정조의 왕위 초기 과정에서 직면한 많은 위협과 내적인 갈등은 주역에서 곤괴의 상태에 해당합니다. 그는 저항하지 않고 기다리며 대신 자기 자신을 채우는 시간을 가졌고, 이는 향후 국정 안정화로 이어졌습니다.

아버지의 복수와 새로운 시대

정조는 아버지를 죽인 자들로부터 복수하기보다는 시간을 통해 자신의 세력을 확립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사무를 다스리며 조정의 힘을 점차 증가시켰고, 궁극적으로 새로운 세대를 육성하려고 했습니다.

정조의 죽음과 교훈

정조는 불의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그의 개혁과 정치를 이끌었던 모든 것들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주역의 이치를 따라 가득 찼던 그의 세력도 결국 기운다는 교훈을 제공하며, 그의 죽음은 미완성의 비극으로 기록됩니다.

미완성과 새로운 시작

주역에서 결론적으로 미완성이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정조의 이야기는 완성이 아닌 미완성으로 남아 있지만, 그것은 다음을 준비할 수 있는 여지를 남깁니다. 현재 상황에서 여러분이 겪고 있는 곤궁한 상태도 언젠가는 변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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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여러분이라면 참겠습니까? 아버지를 죽인 사람이 할아버지입니다. 그 할아버지가이 나라의 왕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11살입니다. 1762년 윤 5월 한 여름의 창덕궁은 숨이 막힐만큼 뜨거웠습니다. 그 뜨거운 궁궐 한 가운데 뒤주 하나가 놓여 있었습니다. 쌀을 담는 나무 괴 하나 겨우 웅크려 들어갈 크기. 그 안에 사람이 있었습니다. 조선의 왕세자, 사도세자, 뒤주의 뚜껑을 닫으라고 명령한 사람은 그의 아버지 영조였습니다. 한 여름 쇠악볕 아래 나무 괴자간에 갇힌 왕세자는 물 한 모음 받지 못했습니다. 8일이 걸렸습니다. 그 8일 동안 군궐 어딘가에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나이

0:46 11살. 그 소년이 뒤주 앞에 있었는지 다른 곳에서 소식만 전해들었는지는 기록마다 다릅니다. 분명한 것은 하나입니다. 아버지가 할아버지의 명령으로 뒤주 안에서 죽었다는 사실을이 소년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이 소년은 그 할아버지 밑에서 살아남아야 했습니다. 아버지를 죽인 사람이 자기 할아버지이고 그 할아버지가이 나라의 왕이고 자신은 그 왕의 뒤를이어야 할 사람이었습니다. 올 수 없었습니다. 원망할 수도 없었습니다.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이 소년의 목숨도 장담할 수 없는 자리였습니다.이 소년의 이름은 이산. 훗날 우리가 정조라 부르는 사람입니다. 정조는 왕이 된 뒤에도 편할 날이 없었습니다.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았던 신하들이

1:32 여전히 조정을 장악하고 있었고 정조는 매일 그들과 얼굴을 맞대고 나라를 운영해야 했습니다. 아버지의 원수와 같은 회의실에 앉아 같은 문서를 읽고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삶. 감정을 터트리면 왕권이 흔들리고 참기만 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자리. 그 자리에서 정조가 밤마다 펼친 책이 있었습니다. 한 권을 하도 많이 읽어서 종이가 너덜너덜해서 넘기기 어려울 지경이 되었다고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그 책의 이름이 주역입니다. 3,년 전에 쓰인 책을 조선 최고의 군주가 왜 밤마다 펼쳐야 했을까요? 점을 치려고. 미래가 궁금해서 아닙니다. 정조에게 주역은 점술서가 아니었습니다.이 책에는 정조가 그 자리에서 살아남기

2:19 위해 필요했던 단 하나의 이치가 들어 있었습니다. 그 이치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왜 그 이치가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유효한지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혹시 주역을 읽어 보신 적 있으신 분은 댓글에 1 처음 들어보신다면 숫자 2를 남겨 주세요. 어디서 시작하든 상관없습니다. 주역이라는 책 이름을 들어보신 분은 많을 겁니다. 그런데이 책이 뭔지 정확히 아는 분은 의외로 드읍니다. 점치는 책 아닌가요?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그건 껍데기입니다. 속을 열어보면 전혀 다른 것이 나옵니다. 주역을 글자 그대로 풀면 이렇습니다. 주나라의 변화에 관한 책. 여기서 핵심은 변화입니다. 주역은 세상 만물이 어떻게 변하는지,

3:06 그 변화 속에 어떤 이치가 흐르는지, 그리고 그 이치를 아는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담은 책입니다. 3,년 전이라는 시간을 한번 간음해 보겠습니다. 예수가 태어나기도 천년 전입니다. 로마가 세워지기도 전입니다. 한글은 물론이고 한자조차 지금과 전혀 다른 모양이던 시절입니다. 그 시절에 쓰인 책이 지금까지 읽히고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보통 책이 아니라는 건 짐작이 되실 겁니다. 그런데이 책에는 더 놀라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한 사람이 쓴 책이 아닙니다. 세 사람의 손을 거쳐 수천 년에 걸쳐 완성되었습니다. 첫 번째 사람은 전설 속 재왕 보키 씨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5천년 전의 인물이라고 전해집니다. 보키 씨는 인유에게 불을 다루는 법을 가르치고 그물을 만들어

3:53 고기 잡는 법을 알려준 문명의 시조입니다. 어느 날 보키 씨가 황화 강변에서 있었습니다. 그때 강물 위로 용마 한 마리가 솟아 올랐다고 합니다. 용의 머리에 말의 몸을 가진 짐승. 보키 씨는 그 욕마의 등에 새겨진 무늬를 바라보았습니다. 점과 선으로 이루어진 그 무늬에서 그는 하늘과 땅의 이치를 읽었습니다. 전설이니까 그대로 믿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보키 씨가 여기서 만들어 낸 것은 실제로 존재합니다. 이어진 선 하나, 끊어진 선 하나, 이어진 선은 양, 끊어진 선은 음.이 이 두 가지 기호를 세 개씩 싸우면 여덟 가지 조합이 나옵니다. 이것이 팔괴입니다. 하늘, 땅, 물, 불,

4:38 산, 옆못, 바람, 우래. 자연에서 인간이 가장 크게 느끼는 여덟 가지 힘을 기호로 만든 겁니다. 5,년 전 강가에서 누군가가 그려낸 기호. 여기까지는 그냥 얜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수천 년 그이 기호를 본양의 한 수학자가 경악하게 됩니다. 자기가 평생 연구해 온 것과 구조가 똑같았거든요. 그 이야기는 잠시 뒤에 하겠습니다. 두 번째 사람은 주나라 문왕입니다. 시대가 훨씬 내려와서 지금으로부터 약 3,년 전 문왕의 본명은 히차 백성들에게 존경받는 지도자였고 주변 제후들이 따르는어진 군주였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것이 문제였습니다. 당시 중국을

5:23 지배하던 상나라의 왕 주황은 포악한 인물이었습니다. 덕망 높은 사람이 너무 많은 마음을 얻고 있다는 것 자체가 위협이었습니다. 주왕은 문왕을 유리라는 땅의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7년입니다. 그 감옥 안에서 더 참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주왕은 문왕의 큰 아들 백급골을 죽였습니다. 그리고 그 아들의 살로 국을 끓여 문항에게 보냈습니다. 기록이 너무 참혹해서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역사는 그것을 적어두었습니다. 아들을 잃은 것도 감당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그 아들을 누가 죽였는지 알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은 그보다 더한 일입니다. 감옥에 갇힌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었을까요? 문왕은 그 자리에서 붓을 들었습니다. 복키 씨가

6:11 만든 팔괴를 두 개씩 겹쳤습니다. 8 * 8. 예순네 가지 조아. 이것이 64개입니다. 문왕은 64괴 하나하나의 의미를 붙였습니다. 지금 상황이 이러하다. 이때는 이렇게 해야 한다.이 시기에는 나아가야 한다. 저 시기에는 물러서야 한다. 인간이 살면서 맞닥들리는 예순네 가지 상황. 잘 나가는 시절, 막히는 시절, 기다려야 하는 시절, 결단해야 하는 시절, 혼자서야 하는 시절. 삶의 모든 국면이 그 안에 들어 있었습니다. 문왕이 7년 감옥에서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이치를 써내려 가면서 스스로 확인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나쁜 것은 반드시 끝난다. 막힌 것은 반드시 열린다.

6:56 지금이 고통도 영원하지 않다. 그리고 문왕은 살아서 감옥을 걸어 나왔습니다. 그의 둘째 아들이 마침내 폭군 주황을 무너뜨리고 새 나라를 세웠습니다. 감옥에서 믿었던 그 이치가 현실이 된 겁니다. 세 번째 사람은 공자입니다. 공자는 평생 올바른 정치를 꿈꿨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사람입니다. 14년을 천하를 떠돌며 자신을 써 달라고 했지만 번번히 거절당했습니다. 말년에 가장 아끼는 제자 안회가 32살에 먼저 죽었습니다. 제자 자로는 위나라 내란에 휘말려 피살되었습니다. 뜻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곁에 있던 사람들은 먼저 떠났습니다. 그 시기에 공자가 매달린 책이 주역이었습니다. 당시 책은 대나무 조각을 가죽근으로 엮어

7:43 만들었습니다. 공자가 주역을 읽고 또 읽다가 그 가죽근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공자는 주역의 열편의 해설을 직접 써서 덧붙였습니다. 단순한 점술 써였던이 책이 철학 경전으로 다시 태어난 것은 공자의 손을 거치면서였습니다. 공자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나에게 몇 년의 시간이 더 있어 50살부터 주역을 공부했더라면 큰 허물이 없었을 것이다. 평생 공부한 사람이 인생 끝자락에서이 책 하나를 두고 후회를 남긴 겁니다. 전설의 재왕이 기호를 그렸고 감옥에 갇힌 사람이 의미를 붙였고 꿈이 꺾인 성인이 해설을 남겼습니다. 세 사람 모두 인생이 가장 극한에 몰린 순간에이 책을 만들거나 읽었습니다. 그런데 주역은

8:30 대체 뭘 알려주는 책이길래이 사람들이 그토록 매달린 걸까요? 그 답을 찾으려면 아까 복키가 만든 것부터 다시 꺼내야 합니다. 이어진 선 하나, 끊어진 선 하나. 음과 양. 세상 모든 걸이 두 개로 설명하겠다는 겁니다. 좀 허무맹하게 들리실 수 있어요. 그런데 이걸 진지하게 받아들인 사람이 17세기 유럽에 있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던 그 수학자 기억나시죠? 이름은 라이프니트. 독일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입니다.이 사람이 당시 연구하고 있던게 이진법이에요. 0과 1 딱 두 개의 숫자만으로 모든 수를 표현하는 책에. 그런데 청나라에서 활동하던 프랑스 선교사가 보키에 64과 배열표를 보내왔어요. 라이프니트가

9:16 그걸 펼쳐보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고 합니다. 자기가 발견한 이진법과 구조가 완전히 같았거든요. 5,년 전 황화 강변에서 그어진 선 두 개. 그게 17세기 유럽 수학자의 연구와 정확히 겹친 겁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볼게요. 지금 여러분이 보고 계신이 영상도 결국 0과 1의 조합입니다. 스마트폰 화면, 인터넷 검색, 은행 송금까지 전부 이진법 위에서 돌아가고 있어요. 5,년 전 강가에서 누군가가 그은 선 두 개가 지금 여러분 손안의 세상을 설계한 셈입니다. 물론 주역이 컴퓨터를 예언한 건 아닙니다. 중요한 건 다른데 있어요. 음과 양이라는 건 단순히 밝음과 어둠. 남자와 여자를 나누는게 아니라는 겁니다. 주역이

10:01 말하는 음량의 핵심은 이겁니다. 하나가 올라가면 다른 하나는 반드시 내려온다. 해가 가장 높이 뜬 순간 그림자는 가장 짧아지지만 바로 그때부터 해는 기울기 시작하죠. 반대로 밤이 가장 깊은 순간이 새벽에 가장 가까운 순간이기도 합니다. 이걸 사람의 인생에 대입하면 좀 섬뜩해져요. 지금 가장 잘 나가는 순간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순간일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자, 여기서 정조를 다시 불러오겠습니다. 정조가 왕위에 오은 건 1776년입니다. 나이 25. 조선 조정에서 그를 가장 위협한 건 외부의 적이 아니었습니다. 아버지를 죽이는데 앞장선 신하들이 여전히 조정의 핵심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어요. 보통 사람이라면 왕이 된

10:49 순간 복수부터 하고 싶었을 겁니다. 권력이 생겼으니까요. 그런데 정조는 즉위 직후 이런 말을 합니다.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이 한마디가 조정을 얼어붙게 만들었어요. 복수를 선언한 것처럼 들렸으니까요. 그런데 그 뒤에 정조가 한 건 복수가 아니었습니다. >> 기다렸습니다. 아버지를 죽인 자들이 눈앞에 있는데 매일 그들과 조회를 하고 정책을 논의하면서 감정을 한 번도 터트리지 않았어요. 이걸 주역에서는 변역 변이라고 합니다. 모든 것은 변한다. 지금 원수들이 조정을 장악하고 있지만 그 상황도 영원하지 않다. 정조는 그걸 믿었습니다. 그러면서 정조는 규장각이라는 왕립 학술 기관을 세우고 자기 사람들을 조용히 키우기

11:35 시작합니다. 왜 하필 학술 기관이었을까요? 왕이 신하를이기는 힘은 칼이 아니라 명분입니다. 대의 명분이 힘을이기는 원리. 이건 시대가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아요. 봄이 오면 꽃이 피고 물은 높은 데서 낮은 대로 흐르듯이요. 이걸 주역에서는 불력이라고 합니다. 변하지 않는 이치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정조의 전략은 놀라울 정도로 단순했어요. 명분을 쌓고 때를 기다린다. 그게 전부였습니다. 복잡한 계략을 짜거나 파벌 공작을 버린게 아니에요. 가득 차면 넘치고 비면 다시 채워진다. 내가 채우면 된다. 이걸 주역에서는 이간이라고 합니다. 그 법칙은 단순하다는 뜻입니다. 변역, 불력, 이간.이 이 세 글자가

12:22 여기라는 한 글자 안에 다 들어 있습니다. 모든 것은 변하지만 변화에는 변하지 않는 법칙이 있고 그 법칙은 단순하다. 정조는이 세 글자를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실천한 왕이었습니다. 실제로 정조는 즉위호 첫 몇 년간 놀라울 정도로 조용했습니다. 신하들은 긴장했어요. 왕이 왜 아무것도 안 하는지 읽을 수가 없었거든요. 하지만 정조는 아무것도 안 한게 아닙니다. 규장각을 세우고 조용히 세력을 넓혀 나갔습니다. 주역 64괴 중 첫 번째 괴가 건입니다. 하늘을 상징하는 괴인데 여기에 유명한 이야기가 나와요. 용 한 마리의 일생입니다. 처음에 용은 물속에 잠겨 있습니다. 아무도 그 존재를 모르죠. 이걸

13:09 잠용이라고 합니다. 잠긴 용은 쓰지 말라. 능력이 있어도 때가 아니면 드러내지 말라는 뜻이에요. 그다음 단계 용이 밭에 나타납니다. 혈용 나타난 용 대인을 만나면 이롭다. 실력을 갖추고 때가 물이 익으면 세상에 나서라는 겁니다. 그리고 용이 하늘을 납니다. 비룡. 나는 용. 하늘에 있으니 대인을 만나면 이롭다. 모든 것이 맞아떨어지는 전성기입니다. 여기까지 들으면 좋은 이야기 같죠? 그런데 주역은 여기서 끝내지 않습니다. 마지막 단계가 있어요. 항용. 너무 녹이 오은 용은 반드시 후회한다.이네 글자가 주역 전체에서 가장 유명한 경고입니다. 한 가지 여쭤 볼게요. 여러분 주변에 혹은

13:57 여러분이 직접 겪은 적 없으신가요? 한때 승승 장고하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모든 걸 잃은 사람 사업이 잘돼서 확장하고 또 확장하고 멈추지 못해서 결국 무너진 사람. 주역은 3,년 전에 이미 그 패턴을 읽고 있었습니다. 정조도이 건의 용 이가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어요. 즉위 초반에 자신은 잠용이라는 걸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왕이 되었는데 잠용이라니 이상하게 들리실 수 있어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당연합니다. 왕관을 썼다고 권력이 생기는게 아니거든요. 신하들이 따르지 않으면 왕은 이름뿐입니다. 정조는 그걸 알았기 때문에 왕이 된 뒤에도 잠용의 자세를 유지했습니다. 규장각에서 학자들을 키우고 서적을

14:44 모으고 자기 세력을 천천히 넓혀 나간 거예요. 그리고 마침내 혈용의 시기가 왔을 때 정조는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조금 뒤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기억하셔야 할 건 이겁니다. 주역이 말하는 변화에는 순서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순서를 아는 사람은 같은 상황에서도 완전히 다른 선택을 한다는 것. 정조가 그랬습니다. 주역 64괴 중에 딱 하나 특이한 괴가 있습니다. 64개 괴는 저마다 좋은 면과 나쁜 면을 함께 갖고 있어요. 아무리 좋은 괴라도 어딘가 한 군데는 조심하라는 경고가 붙어 있죠. 그런데 단 하나 여섯 줄 전부가 이롭다고 적힌 괴가 있습니다. 겸고입니다. 겸손할 겸 그

15:29 겸손이요. 솔직히 좀 익숙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어요. 겸손하라. 초등학교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들은 말이잖아요. 그런데 주역이 말하는 겸손은 우리가 아는 그 겸손과 좀 다릅니다. 겸교의 모양을 보면 위에는 땅이 있고 아래에는 산이 있어요. 상식적으로 산이 땅보다 높아야 하잖아요. 그런데 산이 자기를 낮춰서 땅 아래로 들어간 겁니다. 능력이 없어서 낮아진게 아닙니다. 실력이 3만큼 높은데 스스로 그걸 드러내지 않는 거예요. 이게 왜 64개 중 유일하게 전부 좋다는 판정을 받았을까요? 주역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가득 찬 것은 반드시 기울고 높은 것은 반드시 깎인다. 이건 자연 법칙이에요. 도덕이

16:16 아니라요. 물이 높은 데서 낮은 대로 흐르듯 세상의 에너지도 가득찬 쪽에서 빠져나갑니다. 그런데 스스로 비워둔 사람은요. 빠져나갈 것이 없으니 깎일 것도 없습니다. 오히려 빈 곳으로 좋은 것이 흘러 들어오죠. 그러니까 겸손이라는게 착하게 살라는 훈계가 아니라 오래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라는 겁니다. 여기서 한 가지 떠오르는 인물이 있어요. 조선의 황희정승입니다. 이분이 정승 자리를 18년 동안 지켰어요. 조선 500년 역사에서 이렇게 오래 정승을 한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비결이 모였냐면 누가 자기를 칭찬하면 오히려 불안해했다고 해요. 친하들 사이에서 공을 돌리고 왕 앞에서 자기 업적을 내세우지 않았습니다. 산이 땅 아래로 들어간

17:02 겁니다. 그래서 18년 동안 아무도 그를 끌어내리지 못했어요. 겸교의 원리 그대로입니다. 자, 이제 정조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앞에서 정조가 잠용의 자세로 기다렸다고 했죠. 규장각을 세우고 학자들을 모으면서 조용히 힘을 키웠다고요. 그런데 정조가 그냥 참기만 한 건 아닙니다. 정조는 참으면서 동시에 자기를 끊임없이 비웠습니다. 어떻게 비웠느냐? 정조는 신하들 앞에서 자기가 주역을 깊이 공부한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드러내지 않았어요. 왕이 학문적으로 너무 뛰어나 보이면 신하들이 경계하거든요. 저 왕은 우리보다 똑똑하다, 위험하다는 판단이서는 순간 견제가 시작됩니다. 정조는 그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경교의 원리오 산을 땅 아래 숨겨

17:50 두었어요. 실력을 감추고 신하들이 자신을 과소 평가하도록 내버려뒀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정조가 그 산을 꺼냅니다. 기록에 따르면 이런 일이 있었어요. 어느 날 갑자기 천둥이 치고 벼락이 떨어졌습니다. 신하들이 순렁이죠. 그때 정조가 자리에서 일어나 주역 15번째 꾀 바로이 겸괴를 줄줄 읊기 시작합니다. 괴의 의미, 각 효의 해석, 공자가 붙인 해설까지 막힘없이요. 신하들이 아무 말도 못 했다고 합니다. 왕이 주역을이 정도로 꿰고 있을 줄 몰랐던 거예요. 이게 단순히 학문 자랑이 아닙니다. 정조가 선택한 타이밍을 보세요. 천둥이 친 날입니다. 주역에서 천둥은 하늘의 경고이자 변화의 시작을 뜻해요.

18:37 하늘이 경고를 보낸 순간에 왕이 주역의 겸꾀를 읍는다. 이건 나는 하늘의 뜻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다라는 메시지를 신하들 가슴에 박아 놓은 겁니다. 여기서 주역의 또 다른 핵심 개념이 등장합니다. 시중이라는 겁니다. 때 시 가운데 중 때의 한 가운데를 짚어라라는 뜻이에요. 같은 말이라도 언제 하느냐에 따라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하잖아요. 주역이 말하는 시중은 행동에 옳고 그름이 행동 자체에 있는게 아니라 타이밍에 있다는 겁니다. 정조가 겸꾀를 읊건이 정확히 시중이었어요. 즉위 직후에 저 장면을 연출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젊은 왕이 잘난척한다는 반감만 샀을 겁니다. 10년 늦었어도 효과가 떨어졌을 거예요. 정조는 충분히

19:24 기다렸고 규장각을 통해 자기 세력이 어느 정도 뿌리를 내린 시점에서 하늘이 천동이라는 무대를 만들어 준 바로 그 순간 움직인 겁니다. 이쯤에서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여러분도 살면서 내가 이걸 왜 그때 말했을까 하고 후회한 적 있지 않으신가요? 혹은 반대로 그때 입을 열었어야 했는데 하고 아쉬워한 적도 있으실 거예요. 주역은 뭘 해야 하는지만 알려주는 책이 아닙니다. 언제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에요. 그리고 이건 나이가 들수록 더 절실하게 와닿는 감각입니다. 젊을게는 타이밍이 좀 어긋나도 체력과 시간이 남아 있으니까 만해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인생 후반에는 한 번의 판단이 돌이키기 어려운 경우가 많죠. 그래서 나이든 사람들이 주역을 찾는 겁니다. 미래를 점치려는게

20:11 아니라 지금이 순간이 나설 때인지 물러설 때인지를 확인하고 싶은 거예요. 정조는 그 확인을 주역에서 했습니다. 겸계로 자신을 비 오는 법을 배웠고 시중으로 움직일 순간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정조에게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었어요. 주역을 아무리 잘 읽어도 피할 수 없는 위기라는게 있습니다. 건의 용도. 하늘을 날다가 결국 항룡 너무 높이 올라 후회하는 단계를 맞잖아요. 정조에게도 그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 이야기는 바로 다음에 이어집니다. 정조가 왕이 된지 겨우 1년째 되던 해였습니다. 177년 음력 7월 28일 밤 경희궁 존현각 정조가 밤늦도록 책을 읽고 있던 바로 그 건물입니다. 밤 11시쯤 지붕

20:58 위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어요. 기화 위로 모래를 뿌리는 소리. 그리고 누군가 지붕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소리. 조선 왕조 500년 역사에서 자객이 왕의 침전 지분까지 올라간 건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놀라서 밖으로 뛰쳐 나갔을 거예요. 자객들도 그걸 노렸습니다. 왕이 놀라서 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 처치하려 했던느죠. 그런데 정조는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촛불을 껐습니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조형이 앉아 있었어요. 지붕 위에서 아무리 소란을 피워도 존각 안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자객들이 당황했습니다. 결국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궁 밖으로 도망쳤어요.이 장면을 한번 떠올려

21:43 보십시오. 25살 청년이 머리 위에서 자객이 뛰어다니는 소리를 들으면서 불을 끄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겁니다. 심장이 얼마나 빠르게 뛰었겠습니까? 손이 얼마나 떨렸겠습니까? 그런데 움직이지 않았어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보름 뒤 8월 11일 밤 자객들이 다시 왔습니다. 같은 군궐, 같은 목표. 이번에는 담장을 넘다가 장졸들에게 붙잡혔고 신문 과정에서 배후가 드러납니다. 홍상범이라는 자였어요.이 사람의 할아버지 홍계희가 누구냐면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는데 앞장선 인물입니다. 손자 홍상범 입장에서는 사도세자의 아들이 왕이 된 순간 자기 가문이 끝난다고 판단한 거예요. 그래서 왕을

22:29 죽이기로 한 겁니다. 아버지를 죽인 자들의 후손이 이제는 자기를 죽이러 온 거예요. 경조가 느꼈던 감정을 상상할 수 있으시겠습니까? 분노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공포도 아니었을 거예요. 아마 이런 생각이었을 겁니다.이 싸움은 끝나지 않는구나. 아버지를 죽인 세력은 여전히 건제하고 그들은 자기가 왕관을 쓰고 있는 한 멈추지 않을 거라는 걸 정조는 그날 밤 몸으로 확인한 겁니다. 그리고 이런 위협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정조 제위 기간 동안 크고 작은 시혜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어요. 할머니벌되는 정순 왕후는 노론의 학심 인물이었고 정조와는 평생 정치적으로 대립했습니다. 가장 믿었던 신하 홍국영마저 권력에 눈이 멀어 결국

23:15 내쳐야 했어요. 사방이 적이었습니다.이 상황이 주역에서 어떤 괴에 해당하는지 아시겠습니까? 곤괴입니다. 곤할 말 그대로 사방이 막힌 상태를 뜻하는 괴예요. 곤괴의 모양을 보면 연못 안에 물이 없습니다. 연못인데 물이 빠져나간 거예요. 겉은 멀쩡해 보이는데 안은 텅 비어 있는 상태. 겉으로는 왕인데 실제로는 아무도 믿을 수 없고 언제 칼이 날아올지 모르는 상태 정조의 상황과 정확히 겹칩니다. 그런데 주역은 곤괴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곤궁한 때에도 형통할 수 있다. 큰 사람은 길하고 허물이 없다. 막혀 있는데 형통하다니 모순 아닌가 싶으실 거예요. 주역의 논리는 이겁니다.

24:01 막힌 건 상황이지 사람이 아니다. 상황이 막혀 있어도 그 안에 있는 사람이 중심을 잃지 않으면 그 사람은 여전히 형통한 거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주역의 가장 유명한 문장 중 하나가 나옵니다. 궁즉 변즉 통, 통즉 후. 막히면 반드시 변하고 변하면 반드시 통하고 통하면 오래 간다.이 아홉 글자가 3,년 동안 살아남은 되는 이유가 있어요. 단순한 위로가 아니거든요. 자연의 패턴 그 자체입니다. 물이 바위를 만나면 멈추는게 아니라 돌아갑니다. 돌아가면 길이 생기고 그 길은 직진보다 오히려 더 멀리까지 흘러가죠. 정조가 존현 현각에서 촛불을 끄고 앉아 있었던 그 순간 자객이 지붕에서 뛰어다니는

24:48 소리를 들으면서도 움직이지 않았던 그 판단. 그게 바로 곤꾀의 가르침입니다. 막혀 있을 때 함부로 움직이면 더 깊이 빠진다. 대신 중심을 잡고 상황이 스스로 변할 때를 기다려라. 정조는 기다렸습니다. 자객을 보낸 홍상범 일족을 처벌한 뒤에도 노론 전체를 몰아붙이지 않았어요. 원수를 갚을 수 있는 힘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분노를 삼키는게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요? 아버지를 죽인 세력이 눈앞에 있는데 매일 그들과 조회를 하고 정책을 논의하고 술자를 나눠야 하는 겁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미쳐 버렸을 거예요. 그런데 정조는 미치지 않았습니다. 대신 규장각을 확대하고 초계 문신제라는 제도를

25:33 만들어서 젊은 관료들을 직접 교육하기 시작합니다. 왕이 직접 시험을 내고 직접 채점하고 직접 가르친 겁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요. 기존 신하들은 이미 노론과 소론, 파벌로 나뉘어 있어서 왕의 사람이 아니었거든요. 정조는 아예 새로운 세대를 자기 손으로 키운 겁니다. 그리고 1785년 장용이라는 왕의 친위 부대를 만듭니다. 자객이 지붕까지 올라오는 군궐에서 왕을 지킬 군사가 필요했던 겁니다. 규장각으로 머리를 키우고 장용형으로 몸을 만든 거예요. 곤괴의 원리가 여기서 작동합니다. 막혔을 때 벽에 머리를 박는게 아니라 벽 안에서 힘을 모으는 겁니다. 물이 바위 앞에서 멈추는 것 같지만 사실은

26:19 수위가 올라가고 있는 거예요. 어느 순간 바위를 넘칠만큼 차오르면 물은 막힘없이 흘러갑니다. 정조의 수위는 해마다 조금씩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규장각의 학자들이 자리를 접고 장용령의 군사들이 훈련을 거듭하고 초계문신 출신의 젊은 관료들이 조정 곳곳에 배치되기 시작하면서요. 만약 여러분이 정조의 자리에 있었다면 어떻게 하셨겠습니까? 아버지를 죽인 자들이 눈앞에 앉아 있는데 참겠습니까? 뒤집겠습니까? 대부분의 사람은 둘 중 하나를 고릅니다. 참거나 폭발하거나 정조는 셋째 길을 골랐습니다. 참으면서 동시에 채웠습니다. 주역은 그런 분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막힌 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다. 다만 지금은 움직일

27:05 때가 아니다. 대신이 시간 안에서 너를 채워라. 정조가 그랬습니다. 존현각에서 촛불을 끄고 앉아 있던 그 밤부터 장용형을 세우고 학자들을 키운 그 세월까지 정조는 막힌 벽 안에서 자기 자신을 채웠습니다. 그리고 마침대 그 벽이 무너지는 순간이 옵니다. 즉위 한지 19년 잠용이 마침내 하늘로 올라갑니다. 1795년 윤 2월 9일 창독궁 앞에 행렬이 섰습니다. 사람 6,여명, 말 1400필, 행렬 길이만 4km, 조선 왕조 500년 역사를 통틀어 가장 크고 가장 장엄한 행차였습니다. 행렬 한가운데에 감마 하나가 있었어요. 그 안에 타고 있던 사람은

27:50 왕이 아니라 왕의 어머니 해경궁 홍씨였습니다. 33년 전 남편이 뒤주에서 죽는 걸 지켜봐야 했던 여인. 정조가이 행을 준비하는데 2년이 걸렸습니다. 목적지는 수원 화성이었어요.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 혈원이 그곳에 있었거든요.이 행차의 공식 명분은 어머니의 회가변이었습니다. 하지만 진짜 의미는 따로 있었어요.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왕이 6,명을 이끌고 궁을 비우는 겁니다. 조정 대신들을 전부 데리고 가는 거예요. 행정부 전체가 이동하는 겁니다. 이걸 할 수 있는 왕은 권력을 완전히 장악한 왕뿐입니다. 잠용이었던 25살의 정조가 19년 만에 비룡이 된 겁니다. 하늘을 나는 영 행차 넷째날

28:38 정조는 어머니를 모시고 아버지의 묘소에 참배했습니다. 33년 만에 남편의 무덤을 처음 찾은 해경궁은 통곡했어요. 그 울음소리를 문무 백관이 뒤에 엎드려 들었습니다. 아버지를 죽이는데 앞장선 세력의 후손들도 그 자리에 있었어요. 왕이 절하고 어머니가 울고 신하들이 엎드리는 순간 더 이상 사도세자의 죽음을 문제 삼을 수 있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같은 날 오후 청조는 서장대에 올라갑니다. 화성에 주둔한 5,명의 친위 부대, 장용 군사들을 동원해서 주관 훈련과 야간 훈련을 직접 지휘했어요. 오후 4시에 시작해서 다음날 새벽 4시까지 12시간 동안요. 성벽을 동서남북으로 나누고 적이 침입하는 상황을 가정해서

29:25 실전처럼 훈련했습니다. 2,800여명의 조정 실료들이 이걸 지켜봤어요. 화성 성각 아래 어둠 속에서 횃불이 흔들리고 군사들이 일사 불란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서 노른 벽파의 가슴이 서늘해졌을 겁니다. 이건 단순한 훈련이 아니었거든요. 나에게는 군대가 있다는 메시지였습니다. 다섯째 날 봉수당에서 해경궁의 회가변이 열렸어요. 조선 역사상 가장 성대한 회갑 잔치였습니다. 다음날에는 지역 노인 384명을 초청해 양노연을 베풀었는데 이때 정조의 밥상과 노인들의 밥상이 똑같았다고 합니다. 왕과 백성이 같은 음식을 먹은 거예요. 이건 겸의 실천입니다. 산이 땅 아래로 내려간

30:11 거예요. 가장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가장 낮은 자세를 보여 준 겁니다. 7박 8일의 행차가 끝나고 한양으로 돌아가는 길. 정조가 광교산 고객길에 다았을 때 발걸음이 느려졌습니다. 자꾸 뒤를 돌아봤어요. 고개 넘어로 아버지의 묘소가 마지막으로 보이는 지점이었거든요. 행차가 한참 지체됐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 고개의 이름을 붙였어요. 더딜지 더딜 지지대 걸음이 더디어진 고개 11살에 아버지를 잃은 소년이 43시 되어 6천명을 이끌고 아버지를 찾아갔다가 돌아가는 길에 차아 발이 떨어지지 않았던 겁니다.이 장면이 건 용 이야기의 비룡입니다. 하늘을 나는

30:57 용의 전성기 규장각으로 학자를 키우고 장용령으로 군대를 갖추고 화성이라는 새 도시를 건설하고 어머니의 한늘 풀어들인 순간 정조의 인생에서 가장 높이 날았던 시기입니다. 그런데 주역은 비룡 다음에 뭐가 온다고 했습니까? 항용. 너무 녹이 오은 용은 후회한다. 화성 행차 이후에도 정조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수원을 제2의 수도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밀어붙였어요. 화성 안에 상인을 유치하고 둔전을 설치하고 인구를 늘려서 한양에 버음 가는 도시를 세우려 했습니다. 노론의 심장부인 한양을 벗어나 자기 손으로 만든 도시에서 새 시대를 열겠다는 청사진이었어요. 그런데 몸이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말련 정조의 건강이 눈에

31:43 띄게 나빠졌어요. 종기가 반복적으로 생겼고 신하들이 쉬시라 권해도 업무를 놓지 않았습니다. 밤늦도록 문서를 보고 새벽에 일어나 상소를 읽었어요. 마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아는 사람처럼 1800년 여인 종기가 다시 도졌습니다. 삼복 더위 속에서 거의 한 달을 알았어요. 금력 6월 28일 창경궁 영춘한 정조가 눈을 감았습니다. 49이었어요. 너무 갑작스러운 죽음이었습니다. 독살이라는 소문이 돌았고 훗날 그의 죽음에 분노해 본기를 일으킨 사람들까지 있었어요. 독살인지 아닌지는 지금도 학계에서 논쟁 중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하나 있어요. 정조가 죽자 그가 만든 모든 것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32:31 장용령은 해체됐습니다. 규장각은 힘을 잃었어요. 정순왕 후가 수렴 청정을 시작하면서 노론 벽파가 다시 조정을 장악했고 정조가 키운 개혁 세력은 하나 둘 밀려났습니다. 24년간의 개혁은 미완성으로 남았습니다. 정조가 직접 가르쳤던 초계문신 출신 관료들은 유배를 가거나 벼을 잃었습니다. 정조가 심혈을 기울여 모은 규장각의 서적 일부는 창고로 옮겨졌고 화성에 장용령 외형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왕이 24년 동안 한 땀 한 땀 쌓아 올린 것들이 왕이 눈을 감자마자 허물어진 겁니다. 항유회. 너무 녹이 오은 용은 후회한다. 정조가 항용이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교만해서 떨어진게

33:16 아니에요. 다만 주역의 자연 법칙은 예외가 없었습니다. 가득찬 것은 기운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자연의 순환 앞에서는 멈출 수 없다는 것. 정조의 삶이 그걸 보여줍니다. 그러면이 이야기의 결론은 결국 다 소용없다는 허무한 이야기일까요? 아닙니다. 주역은 끝을 끝으로 보지 않습니다. 64개의 마지막 꾀가 뭔지 아십니까? 완성이 아니에요. 미완성입니다. 그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드리겠습니다. 주역 64과의 63번째 괴는 기재괴입니다. 이미 건넜다는 뜻이에요. 물이 위에 있고 불이 아래에 있어서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은 완성의 괴입니다. 보통이라면 여기서 끝내야 하잖아요. 완성으로

34:03 마무리하면 깔끔하니까요. 그런데 주역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14번째 괴. 마지막 괴. 미재괴. 아직 건너지 못했다. 불이 위에 있고 물이 아래에 있어요. 불은 위로 올라가려 하고 물은 아래로 내려가려 합니다. 둘이 영원히 만나지 못하는 형상이에요. 모든 것이 제자리를 잃은 상태. 3,년의 지혜를 담은 책이 마지막 한 장에서 하는 말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입니다. 왜 완성이 아니라 미완성으로 끝냈을까요? 공자가 이유를 남겼습니다. 사물은 다 할 수 없기에 미제로 받아서 마치는 것이다. 세상에 진짜 끝은 없다는 뜻이에요. 겨울이 끝나면 봄이 오고 봄이 끝나면 여름이 옵니다. 숨을 내쉬면 반드시

34:50 들이쉬어야 하고 해가지면 반드시 다시 뜹니다. 끝이라고 느끼는 순간이 사실은 다음에 시작이라는 거예요. 정조의 이야기가 정확히 그렇습니다. 아홉회의 눈을 감았고 24년간의 개혁은 미완성으로 남았습니다. 장용령은 해체됐고 규장각은 힘을 잃었고 그가 키운 세력은 흩어졌어요. 겉으로 보면 실패입니다. 그런데 200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이 이야기를 하고 있잖아요. 수원 화성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이 됐습니다. 정조가 어머니를 모시고 걸었던 그 길을 매년 수만 명이 걷습니다. 그가 밤마다 읽었던 주역은이 순간 여러분의 귀에 들어와 있고요. 미완성이라서 끝난게 아니었어요. 미완성이라서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주역이

35:37 미재괴로 끝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완성은 멈춤이에요. 더 이상 갈 곳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미완성은 다음이 있다는 뜻입니다. 아직 건너지 못한 강이 있다는 건너야 할 이유가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한 가지만 여쭤 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느 괴에서 계십니까? 혹시 곤괴, 사방이 막힌 자리에 계신 분이 있을 수 있어요. 그 자리에서 정조가 했던 걸 떠올려 보십시오. 촛불을 끄고 조용히 앉아서 중심을 잡았습니다. 혹시 비룡의 자리, 모든 것이 잘 풀리는 자리에 계신 분도 있을 거예요. 그 자리에서 주역이 뭐라고 했는지 기억하십시오. 너무 높이 오른 용은 후회한다고요. 어르 자리에이 그 자리는 영원하지 않습니다. 좋은 자리도 나쁜

36:24 자리도요. 그게 주역이 3,년 동안 한 말의 전부입니다. 모든 것은 변한다. 하지만 변한다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걸 아 사람은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다. 11살에 아버지를 잃은 소년이 그 진리를 붙잡고 왕이 됐습니다. 존현각에서 자에게 발소리를 들으면서도 무너지 않았습니다. 6,명을 이끌고 아버지의 무덤 앞에 섰을 때도 지지대 고개에서 뒤를 돌아보며 눈물을 흘릴 때도 그의 손에는 주역이 있었습니다. 정조의 주역은 종이가 너덜너덜했다고 합니다. 공자의 주역은 가죽끈이 세 번 끊어졌고요. 여러분의 주역은 아직 첫 장도 펼치지 않은 상태일 수 있어요. 그래도 됩니다. 미재니까요. 아직

37:11 건너지 않았다는 건 지금부터 건너면 된다는 뜻입니다.이 영상이 그 첫 발걸음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영상이 도움이 되셨다면 주변에 지금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신 분께 한번 보내 주십시오. 그분에게 필요한 괴가이 안에 있을 수 있습니다. 구독과 좋아요는 다음 이야기를 만드는 힘이 됩니다. 다음 영상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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