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이것'만은 당장 시작하세요" 퇴직 1년차 '삼식이' 소리 듣던 63세 김부장의 반전 결말|돈 안 들이고 평생 즐기는 60대 취미 TOP7, 압도적 1위는?|오디오북”의 전체 스크립트입니다. 타임스탬프를 클릭하면 해당 장면부터 영상이 열려요. 다른 영상이 필요하다면 유튜브 스크립트 추출기를 이용하세요.
0:00 예. 퇴직 1년차. 김정호 씨는 오늘도 소파에 누워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떴습니다. 커튼은 치지 않았습니다. 거실은 무서울 정도로 고요합니다. 습관처럼 시대폰을 듭니다. 쇼폼 영상을 넘깁니다. 계속 넘깁니다. 기계적인 웃음 소리가 울립니다. 영상이 끝납니다. 다시 정적이 내려앉습니다. 방금 뭘 본 거지?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오늘도 하루가 모래처럼 다 빠져나갑니다. 바로 그때 휴대폰이 울렸습니다. 고등학교 동창 탄톡방 사진이 한 장 올라왔습니다. 동창 박 상태였습니다. 산 정상에서 두 팔을 벌리고 웃고
0:47 있습니다. 오늘은 지리산 천왕봉 정복. 그 글기가 정호 씨의 눈을 찔렀습니다. 댓글이 하나 달렸습니다. 대기업 임원 출신 최태섭이었습니다. 상태는 팔팔해서 좋겠네. 그나저나 김정호는 통 안 보여. 어이 김정어 아직 살아 있긴 한가? 살아 있긴 한가? 그 말이 가슴에 날아와 꽂혔습니다. 대서비 저씨. 얘나 지금이나 여전하네. 사람 내려다보는 저말투. 같은 교실에서 시작했습니다. 나이도 똑같이 먹었습니다. 그런데 어쩌다 나만 이꼴이 된 걸까? 그때 현관문이 열렸습니다. 아내였습니다. 벌써 해가 중천인데 아직 누워서 뭐 해요? 종일 그 휴대폰만 붙잡고 대체
1:35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거예요? 입술이 달였습니다. 변명조차 나오지 않았습니다. 정어 씨는 슬그머니 휴대폰을 엎어뒀습니다. 청춘을 다 받쳤습니다.이 집에 기둥을 세웠습니다. 남은 건 동창의 비웃음과 삼식이라는 초라한 이름뿐입니다. 당신은 어떠십니까? 혹시 정호씨처럼 가장으로서의 무거운 지엄을 다 내려놓고도 쉴 곳을 찾지 못해 소파에 파묻혀 계시지는 않습니까? 누군가의 잘 나가는 사진 한 장에 초라해지고 너무 고요해진이 하루 속에서 가만히 숨을 죽이고 계시다면 부디 오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 주십시오. 정호 씨가 어떻게이 지독한 밤을지나 반년
2:22 뒤 동창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지. 벼란 끝에 몰린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은 큰 돈 들이지 않고 시작할 수 있는 그 기적 같은 여정을 지금부터 함께 따라가 보시겠습니다. 제1장 공배 김정호 예셋 38년차 중견 제조 회사의 부장으로 예순의 정년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회사를 떠나지 못했습니다. 척직 월급은 사마리 깎였습니다. 까마득한 후배의 지시를 받았습니다. 그래도이를 악물고 버텼습니다. 연금이 나오기 전까지 그 공백이 무서웠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구력을 삼키며 2년을 더 버텼습니다. 예순 둘에 완전히 회사를
3:08 나왔습니다. 마지막 단물까지 다 짜이고 조용히 버려진 기분이었습니다. 그런 정호 씨에겐 뼈에 박힌 버릇이 있었습니다. 가성비 비용 대비 효과를 따집니다. 쓸데없는 데는 한 푼도 안 씁니다. 그 시절엔 그게 가장의 미덕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미덕이 퇴직후엔 목을 조르는 올가미가 되었습니다. 돈 드는 취미는 사칩니다. 가성비가 떨어집니다. 그렇다고 공짜로 즐겨 줄 아는 것도 없습니다. 그러니 하루가 통째로 텅 비어 버린 겁니다. 현역 시절의 하루는 쏜 화살처럼 빨랐습니다. 세상에 그의 자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그를 찾지 않습니다. 명암이 사라지자
3:54 나라는 사람도 사라진 것 같았습니다. 제2장 파문 이튿날 아침 정호 씨는 아내의 눈총을 피해 도망치듯 집을 나섰습니다. 구겨진 잠바 동네 공원 벤치 우드컨이 앉아 있었습니다.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어이 김정우 아니냐? 박상태. 어제 단톡방 사진 속 그 친구였습니다. 운동복 차림. 그을린 얼굴. 같은 나이가 만나 싶게 생기가 넘쳤습니다. 정호씨는 반가운보다 자신의 처진 어깨가 부끄러웠습니다. 아이고이 사람아. 나빛이 왜이 모양이야? 방구석에서 흙이라도
4:40 파먹었냐? 어제 태섭이 댓글 봤지 아직 살아 있냐더라? 그놈 눈에 난 이제 길거리에나 앉은 폐물인가 보다. 상대 씨가 웃음을 거뒀습니다. 정호씨 옆에 탈석 앉았습니다. 정호야, 태섭이 신경 쓸 거 없어? 진짜 문제는 그 얄팍한 댓글 하나에 며칠을 알아놓는네 속이야. 텅 비어버린 네. 내 말 잘 들어라. 나도 3년 전엔 딱네 꼴이었어. 퇴직하고 반년을 반구석에서 시체처럼 썩었지. 네가 진짜야. 그때 난 참 위험했어. 하루 종일 입을 닫고 사니까 나중엔 내 목소리가 어떤 소린지도 잊어버리겠더라. 정호씨는 고개를 들었습니다. 항상
5:27 팔팔하던 친구의 뜻밖에 고백이었습니다. 상태 씨의 맑은 눈이 아주 잠깐 흔들렸습니다. 그때 친구 하나가 억지로 내 손을 끌어줬어. 그 친구 아니었으면 나 지금이 세상에 없을지도 몰라. 굳어 있던 정옷씨 가슴에 파문 이었습니다. 나만 파락을 끼는 줄 알았는데이 녀석에게도 지독한 밤이 있었구나. 정호야, 우리가 여이 되면 예순신 지금이 얼마나 청춘이었나 땅아칠 거다.네 남은 인생에서 오늘이 제일 젊은 날이야. 상태 씨가 정호씨의 구분 등을 탁치며 말했습니다. 내가 그 지옥 같은 3년 동안 직접 내 몸으로 부딪혀보고 깨달은게 있어.
6:12 나이 들수록 취미가 생명이야. 비용 100원도 안 들어. 오늘 당장 시작하자. 제 3장 축기. 첫 번째 아침에 일어나서 영상 보면서 몸부터 푼 거다. 유튜브 스트레칭. 몸이라는 말에 정호씨는 뜨끔했습니다. 움직이긴 뭘 움직여. 아침에 일어나면 안 쑤시는 데가 없구먼. 헬스장 끄는 돈도 없고 밖에 나가 뛸 기운은 더더욱 없다. 누가 헬스 전가를 돈 들여서 가는 거 다 호세야. 몸이 왜 수셔? 안 써서 녹쓴 거야. 유튜브에 시니어 스트레칭 쳐 봐. 전문 강사 영상이 널렸어. 딱 15분 하루면 돼. 공짜라는 말이 미없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그날 밤 정어씨는 주심슬의
6:57 영상을 틀었습니다. 삐걱대는 팔을 뻗어 봅니다. 굳어 있던 어깨가 조금 풀리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딱 사흘이었습니다. 나을째 아침 영상을 끄고 소파에 다시 누워 버렸습니다. 아이고, 삭신이야. 공짜 체조가 무슨 소형이냐? 작심 3일이지. 다시 밀려오는 무기력. 그때 휴대폰이 올렸습니다. 상태였습니다. 야, 김장호. 딱 4흘하고 뻗었지. 어, 어떻게 알았냐? 다 그래. 작심 3일이면 어때? 4흘마다 다시 시작해. 그럼 1년 되고 평생 가는 거야. 오늘 딱 하루만 다시 해 봐. 다음날 아침 정호 씨는 머리를 극적이며 영상을 틀었습니다. 4흘 만에 쉬고 또 잔소리 듣고 그렇게
7:43 다시 시작했습니다. 한 달이 지났습니다. 아침에 눈 뜨는게 예전만큼 무겁지 않았습니다. 넘어졌다고 끝이 아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턱 털고 다시 일어나면 되는 거였습니다. 7일 유튜브 스트레칭 한 달의 영원 하루 15분입니다. 오름이 지났습니다. 동매어 위에 낡은 국밥찜 뚝배기 위로 뜨거운 김이 피어오릅니다. 산태 씨가 숟가락을 놓으며씩 웃었습니다. 아침 몸 풀기 적응했지. 그럼 그다음이다. 두 번째 창가에 2,000원짜리 화분 하나 드여놔라. 꽃 산내대장부가 무슨 꽃? 그건 아내자들이나 키우는 거지. 밥 먹여 주는 것도 아닌데. 가성비 떨어지게. 정어씨 오랜 버릇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비용 대비 효과 쓸모없는
8:30 집. 그렇게 나올 줄 알았다. 나도 처음엔 남사스러웠어. 근데 베란다에 상추 모종을 심었더니 우리 마누라가 뭘 하는 줄 아냐? 30년 만에 처음으로 당신 좀 쓸모 있어 보인다더라. 정호씨는 피식 웃었습니다. 쓸모라니.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말이 지독하게 부러웠습니다. 아내가 자신을 향해 화나게 웃어주던 때가 언제였는지 까마득했습니다. 이튿날 아침 정호씨는 동네 화원에 들었습니다. 2,000원짜리 작은 화분 하나 쑥스럽게 사들고 왔습니다. 창가에 내려놓는 순간 오래된 기억 하나가 불쑥 떠올랐습니다. 결혼하고 맞이한 첫봄. 아내가 좁은 베란다 가득 화분을 들이며 아이처럼 기뻐하던 그 모습이. 그러고 보니 당신이 참 꽃을
9:17 좋아했지. 다음날 아침 물을 줍니다.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잎에 빛깔이 어제보다 아주 조금 짙어져 있었습니다. 그 작은 화분은 정호 씨에게 명함을 묻지 않았습니다. 연금이 얼마인지도 묻지 않았습니다. 그저 부어주는 물 한 컵에 잎을 키웁니다. 보답합니다. 정호 씨가 아직 무언가를 살려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 그 화분이 말해 주고 있었습니다. 6위. 창가에 화분 하나 단돈 2,000원에서 아침이 달라집니다. 따뜻한 봄날 아파트 앞 산책로 자 세 번째다. 화분 늘어났으면 여행을 가야지. 돈 안픈 안 들리고 가는 세계 여행. 세계 여행 장난하냐? 내 지갑 사정 뻔이 하면서 답답하네. 돈 유기가 아니야.
10:05 너 휴대폰에 구글지도 있지? 거기 거리뷰를 켜. 빠리 애펠탑이든 하와이 해변이든 지금 당장네 눈앞에 펼쳐져. 그거야 알지. 근데 그런 건 젊은 애들이나 하는 거잖아. 그게 문제야. 알면서 시도조차 안 해본 거. 정호야, 너 신혼 여행 어디로 갔냐? 제주도였지. 30년도 넘었네. 그 바닷가 걷던 길게 지금 당장 다시서 볼 수 있어. 그날 밤 정호씨는 안방 침대에 누웠습니다. 조심슬에 휴대폰 지도를 엽니다. 화면을 움직입니다. 젊은 날 아내와 나란 걷었던 제주의 그 바닷길을 찾았습니다. 화면 속 바다 30년 전 그 빛깔 그대로였습니다. 가슴이 이상하게 쿵쾅거렸습니다. 여기였지. 당신이 소라 껍데기 줍는다고 치맛단을
10:52 걷어지고 파도로 뛰어들던 곳. 정시는 문득 그 화면을 캡처했습니다. 장성한 큰아들의 카톡방, 전성 버튼을 눌렀습니다. 평소 같으면 짐이 될까 봐 절대 하지 않았을 짓이었습니다. 엄마랑 아빠가 여기서 신혼 여행했단다. 5분도 채 지나지 않았습니다. 답장이 울렸습니다. 아버지, 이런 것도 하실 줄 아시네요. 그 짧은 한 줄 굳어 있던 정우 씨의 입가가 스르륵 풀렸습니다. 멀어졌던 가족. 먼저 말을 건네는 가장 따뜻한 다리. 도남픈 안드는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5위. 구글 지도. 손안의 세계 여행. 비용은 한 달의 영원입니다. 어느새 짙어진 듯봄. 나란이 하천변 산책을 걷습니다. 상태 씨가 물을 건냅니다.네 번째다. 가고 싶은
11:39 나라가 생겼으면 그 나라 말을 배워 봐라. 말도 안 되는 소리.이 나이의 협꼬이게 무슨 매국어냐? 누가 자급증 따래? 유튜브에 최고급 어학 강의가 널렸어. 특히이 BS 채널 다 공짜야. 너 예전에 술자리에서 신세한탄했잖아. 재수 씨 파리 한번 보내 주는게 소원이라고. 오늘 당장 멍주루 그거 하나부터 쳐 봐 봐. 이게 치매 예방해도 그만이야. 치매. 그 말에 정호씨는 뜨끔했습니다. 요즘 부쩍 깜빡깜빡하는게 남일 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날 밤 빈방 책상. 정호 씨는 유튜브 영상을 틀었습니다. 멍주르 메르 씨 어색하게 소린이었다라 합니다. 허공이 울리는 자기 목소리.
12:25 낯설면서도 새로웠습니다. 한 마디씩 익힐 때마다 어두웠던 머릿속에 작은 전구가 켜지는 듯했습니다. 그 불빛 사이로 아내의 낡은 소원이 선명하게 떠올랐습니다. 그래 언젠가 진짜이 골목을 당신과 걷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르지. 배움에는 정년이 없습니다. 내일 아침 기분 좋게 눈을 떠야 할 작은 이유. 그것만으로도 하루가 충만해지기 시작했습니다. 4위.이 BS 어학건 듣기. 한 달의 영혼 치매까지 예방합니다. 어느새 정호의 하루는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몸을 풀고 창가의 화분에 물을 줍니다. 낮에는지도 속 낯선 골목을 걷고 저녁이면 봉주르를 주말거립니다.
13:13 예전 같으면 리모콘과 짧은 영상으로 텅 비었어 하루가 이제는 빼곡히 차 있었습니다. 그 짧은 영상들을 넘기고 또 넘기던 시간이 얼마나 허무한 것이었는지 정원은 이제야 할 것 같았습니다. 제 4장 출사. 두 달이 흘렀습니다. 초여름 동네 뒷싼 정작까지 단숨에 올라왔습니다. 이마의 땀을 닫고 있는 정호 씨. 상태 씨가 짐짓 엄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정어야, 여기까지 올라올 체력이 됐으면 이제 진짜 백이다. 이제부터 말할 세 가지가 남은 인생을 진짜로 바꾼다. 여기서 절대 도망치지 마라. 다섯 번째 동매 복지관. 거길
14:01 직접 나가는 거다. 복지관이라는 단어에 정호 씨는 발끝이 움추어들었습니다. 다 늙은 노인네들만 보인데 청성맞게. 동네 사람이라도 마주치면 어쩌냐? 나도 딱 그 생각이었어. 첫날 수영장 끊어 놓고 문 앞에서 세 번을 도망쳤다. 근데 큰맘 먹고 들어가니까 거긴 딴 세상이더라. 상태 씨가 목소리를 낮췄습니다. 정우야, 예습 넘으면 한 달에 몇 만 원이면 다 해. 우리 나이에 제일 무서운 적이 누군지 알아? 태섭비 같은 잘났니? 아니야. 하루 종일 입 한 번 안 되고 혼자서 저녁을 맞는 거. 그 지독한 고리감이 사람을 제일 들고 병들게 그 말이 정호씨의 정곡을
14:47 찔렀습니다. 며칠 뒤 정호씨는 복지관 물속 걷기 교실에 등록했습니다. 국민 체육 센터 신레스 영장 첫날이었습니다. 물가의 선이 다리가 후들거렸습니다.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하마터면 돌아나올 뻔했습니다. 그때 상태 씨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문 앞에서 세 번을 도망쳤다던 그 말. 남둔 눈치 볼게 뭐 있어? 여긴 잘난 명한 발고 오는 데가 아니잖아. 눈을 질끈 감고 물속으로 발을 뒤댔습니다. 순간 굳어 있던 몸이 거짓말처럼 가벼워졌습니다. 옆에서 걷던 이른쯤 된 어르신이 말에 건냅니다. 처음이시죠? 무리하지 마세요. 처음엔
15:32 20분만 걸어도 충분합니다. 그 따뜻한 한 마디. 정호씨의 잔뜩 솟아 있던 어깨에서 무언가가 스르륵 풀렸습니다. 혼자서 내디 용기 있는 한 걸릇. 그것은 사람과 사람을 잊는 단단한 문이 되었습니다. 3위. 복지관 프로그램 참여 한 달에 몇만 원으로 함께라는 문이 열립니다. 다시 아파트 벤치. 자, 드디어 여섯 번째. 바로 독서야. 독서. 노아나무슨 활자만 보면 눈이 시이고 졸려. 누가 노도로 두꺼운 책을 다 읽. 열쪽 독서라는게 있어. 도서관 가서 딱 열 페이지만 읽어. 대신 마음에 콕박힌 문장 하나만 수첩해 적어와. 그리고 그걸 일주일 내내
16:17 곱씹는 거야. 독서는 돈 한 푼 없이 죽는 날까지 곁에 두는 최고의 벗이야. 며칠 뒤 정어 씨는 동네도서관에 묵직한 문을 열었습니다. 오래된 학백 사진집을 집어들었습니다. 사진 속에는 아버지 또래의 남자들이 기름묻은 작업복을 입고 굳은 얼굴로서 있었습니다. 그 얼굴들을 가만히 봅니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떠올랐습니다. 아버지도이 모진 세월을 그 무거운 짐을지고 묵묵히 캔디셨겠지. 나하고 다를게 있나? 명화나 떨어졌다고 이렇게 주저 앉아 있을 일이 아니구나. 그날 정어씨는 마음에 남은 문장 하나를 공책에 또박또박 적었습니다. 백권을 대충 읽는 것보다 내 가슴을 때리는 한 문장을 깊이 만나는 것.
17:03 화려하지 않아서 오히려 평생을 가는 지혜였습니다. 2위 도서관족서 돈 한 푼 없이 혼자서도 죽을 때까지 곁에 드는 벗을 만납니다. 두 달이 더 흘렀습니다. 여름에 끝자라 뒷싼 정자. 산태 씨가 저모 씨의 어깨를 강하게 잡았습니다. 목소리가 진지해졌습니다. 정호야 드디어 마지막이다. 앞에 모든 걸 뛰어넘는 진짜 해답이야. 일곱 번째 국가일산 방문자 여권. 이제 세상으로 직접 나가는 거다. 여권.이 나이에 무슨 여권이냐? 해외 여행이라도 가라는 거야? 답답한 소리 말아. 책은 여은에도 아은해도 볼 수 있어. 근데 이건 달라. 네. 두
17:49 다리로 직접 걷는 거야. 돌 계단을 우르고 낯선 땅에 바람을 세는 거. 이건 뼈가 사한 지금. 바로 오늘이 아니면 영령 못해. 뼈가 상한 지금이 아니면 영영 못 한다. 그 말이 정호 씨의 가슴을 세게 때렸습니다. 나라에서 만든 문화일산 스태프 예인이야. 전국 이른 여섯 곳을 돌며 도장을 하나씩 모으는 거지. 여권 발급도 공짜고 다 돌면 기념패까지 준다. 정호야, 우리 같은 사람들 평생 월급 승진이라는 목표 하나만 보고 달렸잖아. 그 목표가 사라지니까 이렇게 주저앉았는 거 아니냐? 이제 그 목표를네 두 발로 직접 다시 만드는 거야. 목표라는 말이 정호의 가슴을 뜨겁게
18:34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퇴직한 뒤로 단 하나의 목표도 없이 그저 흘려보낸 나날이었습니다. 정호 씨는 그 길로 여권을 신청했습니다. 며칠 뒤 전철을 탔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고준한 서운을 찾았습니다. 돌계단을 밟을 때마다 낙엽이 바스락 소리를 냈습니다. 차고 맑은 공기가 가슴 깊이 스며들었습니다. 현역 시절엔 눈에도 안 들어오던 것들이 이제야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낡은 서운마루에 걸터 앉았습니다. 마당 한가운데 버티고선 늙은 은행나무를 올려다 보았습니다. 수백년은 좋게 넘어 보이는 검모 상처 투성이었습니다. 벼락을 맞았는지 한쪽 기둥은 수처럼 검게 패였고 비바람에
19:19 굵은 가지 하나가 처참하게 꺾여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그 나무는 당당했습니다. 여전히 짙고 푸른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습니다. 문득 정호씨는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저 상처 투성이 나무가 꼭 자신 같았습니다. 온몸이 쑤시고 빛나던 명함도 다 찢겨 나갔지만 나도 저 은행나무처럼 모진 비바람을 맨몸으로 견드는 제법 단단하고 훌륭한 한구루가 아니겠나. 수백년을 버텨낸 압도적인 풍경. 그 속에서 정호씨는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지나온 38회에 치열했던 노동, 초로하게만 느껴졌던 스스로의 모습, 그 모든 과거와 가만히 그리고 뜨겁게
20:05 화해하고 있었습니다. 도장을 찍어 주던 문화해 살사 어르신이 웃으며 말을 건냈습니다. 참 좋은 취미를 가지셨어. 나는 여이 넘어서 시작했는데 덱은 아직 한참 펄펄한 청춘이 시구려. 돌아오는 전철한 창가로 옅은 노이 내리줍니다. 정호씨의 휴대폰 만보기 화면. 난생 처음 보는 엄청난 걸음수가 찍혀 있었습니다. 그의 손가락이 밥이 움직입니다.지도 앱을 켰습니다. 그는 이미 다음 주에 떠날 또 다른 낯선 목적지를 찾고 있었습니다. 집 근처에 작은 유산에서 시작된 걸음. 도장이 한 칸씩 채워질 때마다 정호시의 세상은 겉잡을 수 없이 넓어지고 있었습니다.
20:51 압도적 1위는 바로 국가유산 방문자 여권 투어.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지금 두 발로 세상을 직접 받는 것. 이것이야말로 자신을 가장 멀리, 가장 높게 데려다 주는 노후의 최고의 해답이었습니다. 제 5장 귀환. 선선한 가을이 왔습니다. 반년 만에 열린 고등학교 동창의 날이었습니다. 식당군을 열고 들어섰습니다. 정호씨는 더 이상 예전에 그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소파에 파묻혀 지내던 구분 등은 꽃하게 펴져 있었습니다. 햇볕체에 기분 좋게 그을린 얼굴에는 생기가 돌았습니다. 막자짓지 껄떠들던 동창들이 하나둘 정호실을 돌아보았습니다. 눈이 휘둥글해졌습니다.
21:38 아니 저거 김정호 아니야? 어이 김정호 자네 얼굴이 왜 그래? 아주 회춘을 했네. 회춘을 했어. 바로 그때 한쪽에 앉아 있던 최태섬 정호씨를 많이 쳐다보았습니다. 어 김정호. 자네가 정말 김정호 맞나? 반 년 전엔 다 죽어 간다더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반년 전이었다면 정호씨는이 순간을 기다렸을 겁니다. 어깨에 잔뜩 힘을 주었겠죠. 태서비 앞에서 보란듯이 뻐이며 큰 소리를 쳤을 겁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마음이 조금도 들지 않았습니다. 무슨 일은 그냥 사는 재미를 좀 드찾았을 뿐이야. 정호씨는 담담하게
22:23 웃어 보였습니다. 그토록 인정받고 싶던 테서비의 그 눈빛. 이제는 정말이지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들의 말문이 막힌 건 태서비 쪽이었습니다. 늘 정호를 아래로 내려다 보던 그 눈이 갈 곳을 잃고 멋저게 허공을 더듬고 있었습니다. 동창들이 우르르 정호시 주위로 몰려들었습니다. 비결이 뭐냐고 캐물었습니다. 정호씨는 미소를 지으며 하나씩 차근차근 일러 주었습니다. 자네들도 맨날 소파에만 누워 있지 말고 내일 아침부터 딱 하나만 시작해 봐. 늘 받기만 하던 정옷씨였습니다. 이제는 먼저 사람들에게 좋은 손을 내밀고 있었습니다. 동창애에서 돌아온 그 저녁 정호 씨는 연느 때처럼
23:08 창가의 화분에 물을 주고 있었습니다. 이제 화분은 셋으로 늘어 있었습니다. 식탁 위에는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놓여 있습니다. 문장을 적어둔 공책도 있습니다. 그리고 절반쯤 도장이 찬 국가유산 방문자 여건이 당당하게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던 아내가 물을 주는 남편의 단단한 뒷모습을 한참 동안 가만히 바라보았습니다. 당신 요즘 사람이 참 많이 달라졌어. 정호씨는 물 뿌리기를든 채 가만히 돌아보았습니다. 당신 요즘 참 보기 좋네. 예전 그 활기쳤는 눈빛이 다시 돌아온 것 같아. 근데 당신 요즘 집에서 프랑스말 중얼거리던데 언제 한번 우리 진짜가
23:56 볼까? 그 한마디 정어 씨의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것이 울컥 치미로 올랐습니다. 삼식이라 눈총봤던 초라한 남자가 아니었습니다. 이제 아내의 눈에 다시 한 사람으로 비치고 있었습니다. 그래 갑시다. 내가 요즘 그 봉주로 열심히 배우고 있어. 아내가 오랜만에 소리내어 활짝 웃었습니다. 그 웃음을 보며 정호씨는 생각했습니다. 그저 혼자만의 시간을 채웠을 뿐인데 어느새 나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곁으로 당당하게 돌아와 있었구나. 연금은 여전히 빠듯합니다. 살림이 마법처럼 갑자기 넉넉해진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나는 이제 끝났다는
24:41 그 지독한 무력감만은 어느새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습니다. 이제 화면 앞에 당신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도 혹시 퇴직후의 공허함을 달려 소파에 파묻혀 휴대폰만 쥐고 계시진 않습니까? 우리는 너무 오랜 세월 멈추지 않고 달리는 법만 배워왔습니다. 그러니 갑자기 주어진이 막막한 시간 앞에서 길을 잃고 소파에 파묻치는 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저 나를 위해 훌륭하게 쉬는 법을 아직 배우지 못했을 뿐입니다. 우리가 자식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두둑한 통장 장고가 아닙니다. 하루를 잘 지내고 있는 당신의 화난 얼굴입니다. 당신의 단단하고 평온한 뒷모습입니다.
25:28 돈이 없어서 아무것도 못 한다는 말은 핑계입니다. 시선을 아주 조금만 바꾸면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것들이 반드시 존재합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단단하게 채울 줄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 속에서도 절대 초라해지지 않습니다. 혼자도 하루가 가득 차기에 누군가와 함께하는 시간이 의무가 아니라 귀한 선물이 됩니다. 당신에게 남은 날 중에 바로 오늘이 가장 젊은 날입니다. 명함이 사라져도 지위가 지워져도 두 발로 내 세상을 거꾸고 있는 한 당신의 인생은 죽는 날까지 언제나 눈부신 현역입니다. 여러분들은 퇴직후 찾아온 고독을 어떻게 이겨내고 계십니까? 혹시 이미 실천하고 계신 당신만의 멋진 비결이
26:16 있으신가요? 부디 그 귀한 지혜를 댓글로 넉넉하게 들려 주십시오. 당신의 그 한 줄이 지금도 소파에서 길을 잃은 다른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바꾸는 위대한 첫걸음이 되어 줄 것입니다. 오늘 이야기가 당신의 마음에 닿았다면 구독과 좋아요를 가만히 눌러 주십시오. 당신의 남은 하루하루가 무거운 침묵이 아닌 고요한 충만함으로 가득차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나이듬의 품격이었습니다. 끝까지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